
ISA 계좌를 처음 열었을 때, 솔직히 뭘 사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국내상장 해외 ETF라는 말부터 낯설었고, 어떤 증권사가 좋은지도 몰랐습니다. 직접 미래에셋증권에서 계좌를 개설해 써보니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고, 지금은 그 계좌 안에서 ETF 포트폴리오를 조금씩 바꿔가며 운용하고 있습니다.
ISA 계좌 개설, 어디서 어떻게 열었나
ISA 계좌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하나의 계좌 안에서 ETF, 펀드, 예금 등 여러 금융상품을 운용하면서 수익에 대한 세금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절세 계좌입니다. 일반 계좌에서 ETF 수익이 500만 원 나면 세금이 77만 원 수준인데, ISA 서민형 계좌라면 같은 수익에 세금이 10만 원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서 "아, 진작에 열걸"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저는 미래에셋증권 앱으로 계좌를 열었는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앱 UI가 직관적이어서 처음 접근하기에 꽤 편했습니다. 신분증, 휴대폰, 은행 계좌 세 가지만 있으면 10분 안에 완료됩니다. ISA 계좌는 의무 가입 기간 3년을 채워야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ETF 자체가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라 이 조건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ISA 계좌로는 SPY, VOO 같은 미국 직상장 ETF를 직접 살 수 없습니다. KODEX, TIGER 같은 브랜드가 붙은 국내상장 해외 ETF만 매수 가능합니다. 국내상장 해외 ETF란 미국 S&P 500 지수 같은 해외 지수를 추종하지만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어 원화로 살 수 있는 ETF를 말합니다. 이 차이를 처음엔 헷갈렸는데, 실제로 앱에서 검색해 보면 종목명만 봐도 구분이 됩니다.
연봉 5천만 원 미만이라면 ISA 서민형에 가입이 가능하고, 이 경우 수익 400만 원까지는 세금이 전혀 없습니다. 일반형은 200만 원까지 비과세입니다. 가입 전에 본인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출처: ISA 홈페이지).
ETF 포트폴리오, 미국에서 한국으로 조금씩 무게중심이 바뀌다
처음 ISA 계좌를 열었을 때는 미국 S&P 500 ETF 하나만 사면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S&P 500 지수란 미국 대표 기업 500개를 시가총액 비중으로 편입한 지수로, 연평균 약 10% 수익률을 기록해온 지수입니다. 나스닥 100 지수는 기술주 중심 100개 기업을 담은 지수로, 상승장에서는 15% 이상도 오르지만 하락장에서는 S&P 500보다 더 크게 빠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포트폴리오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생겼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예상 밖으로 빠르게 오르면서, 저는 국내 ETF의 수익률이 미국 ETF를 훌쩍 넘어서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미국 주식이 무조건 낫다는 고정관념이 흔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제 ISA 계좌 안에 담긴 ETF를 정리하면 대략 이런 구성입니다.
- 코스피 지수 추종 국내 ETF: 최근 지수 상승 수혜를 직접 받고 있는 종목
- KODEX 미국 S&P 500 ETF: 장기 우상향을 믿고 적립식으로 꾸준히 모아가는 종목
- 커버드콜(Covered Call) 방식의 국내 배당 ETF: 매월 배당금 수령을 목표로 편입한 종목
- 커버드콜 방식의 미국 배당 ETF: 배당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여전히 비중을 유지 중
커버드콜 ETF란 보유 주식에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 수익을 얻고, 이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ETF 구조를 말합니다. 주가 상승 시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안정적인 배당 흐름을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저는 미국과 한국 커버드콜 ETF를 둘 다 보유하고 있는데, 배당 금액만 따지면 아직은 미국 ETF 쪽이 더 많이 줍니다. 한국 커버드콜 ETF는 배당 자체가 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지수 수익률로는 충분히 보완이 되고 있어서 각각 역할이 다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ETF를 고를 때 제가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있습니다. 총보수(Total Expense Ratio)가 낮은 ETF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총보수란 ETF를 보유하는 동안 매년 자동으로 차감되는 운용비용을 말합니다. 0.01% 차이도 10년, 20년 장기 투자에서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또 한 주당 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적립식 매수가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가격대가 적당하고 총보수가 낮은 종목을 우선합니다.
배당 ETF와 세금,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배당 ETF 투자를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배당 수익률만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세금 구조를 먼저 이해하고 들어가야 실제 수령액이 달라집니다.
미국 배당 ETF에서 배당금이 나올 때, 한국에 거주하는 투자자는 미국에서 원천징수(Withholding Tax) 15%를 먼저 떼입니다. 원천징수란 소득을 지급할 때 지급자가 세금을 미리 공제하고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면 "한국에서 또 세금 내는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외국납부세액공제(Foreign Tax Credit) 제도 덕분에 이중과세는 피할 수 있습니다. 외국납부세액공제란 이미 외국에서 낸 세금만큼 국내 세금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다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추가 세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출처: 국세청).
그렇다면 한국 배당 ETF를 ISA 계좌에 담으면 어떨까요? 제가 직접 계산해보니, 국내 배당 ETF를 ISA 안에서 운용하면서 연간 수익을 서민형 기준 400만 원 이하로 맞추면 세금이 거의 없는 수준이 됩니다. 미국 ETF처럼 원천징수도 없고, ISA 비과세 한도 안에 들어오면 세후 수익이 훨씬 깔끔해집니다. 이 구조를 알고 나서 한국 배당 ETF 비중을 조금씩 늘리게 된 것입니다.
정립식 자동 매수 기능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매주 혹은 매월 일정 금액이 자동으로 ETF를 사주니, 시장을 매일 들여다보지 않아도 됩니다. 한 번에 목돈을 몰아 사는 것보다 나눠서 사는 편이 평단가(평균 매입 단가)를 안정시키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평단가란 내가 매수한 주식들의 평균 가격을 뜻하는데, 가격이 오를 때도 내릴 때도 꾸준히 사면 이 평균값이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ISA 계좌를 열고 ETF를 모아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막막했지만 직접 해보니 계좌 개설부터 자동 매수 설정까지 하루면 다 됩니다. 다만 미국 ETF냐, 한국 ETF냐, 배당형이냐 성장형이냐 하는 선택은 본인의 투자 성향과 세금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은 미국과 한국 ETF를 적절히 섞어서 운용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맞는 방식으로 보입니다. 한 번에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조금씩 사면서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 결국 오래 투자하는 힘이 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하시기 바랍니다.